No. 99

유기견은 기다림을 끝내지 못한다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최경선 · 시집 285 Page

시집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99번 「유기견은 기다림을 끝내지 못한다」 수록 그림

유기견은
기다림을
끝내지 않았다
끝내지 않았다는 것은
계속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정리를
허락받지 못했다는
상태에 가깝다
기다림은
앞을 향하지 않았고
뒤로도 물러서지 않았다
시간의 가장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발소리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그 사실은
이미
여러 번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기다림은
과거형이 되지 않았다
과거로 보내기에는
아직
끝이라는 말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기견은
기다린다고
말하지 않는다
말은
설명을 요구하지만
기다림에는
설명이 없었다
다만
움직이지 않은 자세,
낮은 숨,
시선이 머무는 방향
그 모든 것이
아직이라는 시간을
몸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는 충분하다고
그러나
충분하다는 말은
떠난 쪽의 기준이다
유기견에게
기다림은
충분해진 적이 없었고
종료된 적도 없었다
그래서
유기견은
아직
기다리고 있다
사회가
이미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 이후에도
그 자리에 남은
하나의 몸이
아직이라는 시간을
말없이
버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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