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00

유기견은 아직 기다리고 있다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최경선 · 시집 288쪽

시집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100번 「유기견은 아직 기다리고 있다」 수록 그림

유기견은
이제
무엇을 기다리는지
묻지 않는다
묻는 순간
기다림은
설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명은
한 번도
도착하지 않았다
문은
처음과 같은 방식으로
닫혀 있었고
시간은
여전히
지나가기만 했다
기다림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고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
다만
여기라는 위치에
남아 있었다
아직이라는 말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존재의 상태였다
유기견은
그 상태를
벗어나지 않았다
기다림은
의미를 요구하지 않았고
결말을
재촉하지도 않았다
움직이지 않는 자세,
낮은 숨,
문을 향한 시선
그것으로
충분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는 끝이라고
그러나
끝이라는 말은
떠날 수 있었던
존재의 언어다
유기견에게
끝은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유기견은
아직
기다리고 있다
이 문장이
두 번 쓰였다는 사실은
강조가 아니라
현실이다
끝내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것이
이 존재의
유일한 결말이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시는 시집을 구매한 독자에게 열립니다

YES24 주문 내역으로 구매 인증하면 100편의 시 전문과 모든 음악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시의 음악

음악 준비 중입니다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27,300원 · YES24 판매
YES24 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