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8

유기견은 이름보다 오래 남아 있다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최경선 · 시집 30쪽

시집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8번 「유기견은 이름보다 오래 남아 있다」 수록 그림

이름은 먼저 사라졌다.
부르지 않는 순간부터
그 자리에 없던 것처럼.
유기견은 남았다.

이름이 있던 자리보다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낮은 곳에.
호명은 끝났지만
몸은 끝나지 않았다.

숨과 체온과 자세가
아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름은 기록에서 지워져도
유기견의 시간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유기견은
이름보다 오래,
사람의 기억보다도
조용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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