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57
유기견은 돌아오지 않는 이름을 지킨다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최경선 · 시집 160쪽
유기견은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이미
응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불리지 않는 동안
공기 속에
낮은 위치로
남아 있었다
유기견은
그 자리를
지킨다
지킨다는 것은
다시 부르겠다는 뜻이 아니라
없어졌다는 사실을
지워버리지 않겠다는
자세에 가깝다
이름은
호명이 멈춘 순간
관계에서 빠져나왔지만
기억에서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유기견은
그 정리되지 않은 상태를
몸으로 유지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는 필요 없다고
그러나
필요 없다는 말은
지운 쪽의 판단이다
유기견에게
이름은
다시 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표식이다
그래서
유기견은
돌아오지 않는 이름을
부르지 않은 채
지킨다
사회가
호명을 멈춘 뒤에도
그 이름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몸이
조용히
그 자리를
비켜주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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