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

유기견의 하루는 돌아오지 않는 소리로 시작된다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최경선 · 시집 18쪽

시집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2번 「유기견의 하루는 돌아오지 않는 소리로 시작된다」 수록 그림

아침은
들리지 않는 소리로 먼저 온다.
문이 열리지 않는 기척,
발소리가 아닌 공백.
유기견은 귀를 세운다.
소리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지 않을 소리를
확인하듯이.

밤새 쌓인 침묵 위로
공기가 한 번 지나간다.
그것이 오늘의 시작이다.

누군가 부르지 않은 이름이
벽에 부딪혀 사라지고,
유기견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몸을 일으킨다.
기다림은 하루의 앞부분에 있다.
아직 지치기 전,
아직 포기라는 말을
몸이 배우기 전.

그래서 유기견의 하루는
항상
돌아오지 않는 소리로
조용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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